도망가자 (Run With Me)
선우정아
https://www.youtube.com/watch?v=wyN27QpglGE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괜찮아
우리 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대신 가볍게 짐을 챙기자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거기서는 우리 아무 생각말자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너라서 나는 충분해
나를 봐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멀리 안 가도 괜찮을 거야
너와 함께라면 난 다 좋아
너의 맘이 편할 수 있는 곳
그게 어디든지 얘기 해줘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가보는 거야 달려도 볼까
어디로든 어떻게든
내가 옆에 있을게 마음껏 울어도 돼
그 다음에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괜찮아 좀 느려도 천천히 걸어도
나만은 너랑 갈 거야 어디든
당연해 가자 손잡고
사랑해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선우정아의 노래이다. 2019년 12월 12일에 발매된 음반 Serenade에 수록되어 있다.
힘내라는 말이 빛 바랠 때가 있다. 조금만 더 노력하자는 말이 어깨를 짓누를 때가 있다. 숨막히는 현실에 그저 도망가는 것밖에 떠오르지 않을 때, 우리 함께 도망가자고 손을 내민 이가 있다.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다.
<도망가자>는 2019년 발매한 정규 3집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Serenade라는 이름의 3집 앨범은 선우정아가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고마움과 위로를 보내기 위해 시작됐다. 3집 앨범의 타이틀곡 <도망가자> 역시 사적인 세레나데로 시작됐지만 점점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해 수많은 수정을 거쳤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바로 지금의 곡이다.
도망가자, 그리고 돌아오자
도망. 피하거나 쫓기어 달아난다는 뜻이다. 그 말인즉슨, 피하거나 달아나게 하는 위협적이거나 부정적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달아난 곳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제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도망’이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인 어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선우정아가 말하는 도망은 다시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의 도망은 마냥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우리 함께 도망갔다가 다시 씩씩하게 돌아오자고, 그 모든 여정에서 나만은 너와 어디든 함께하겠다고 말하는 따스한 도망이다.
선우정아는 언제나 진심을 담은 음악을 만들지만 <도망가자>가 유독 그의 다른 곡들보다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 같다. 현실을 내려놓기 힘든 모든 이들에게 도망쳐도 된다고, 울어도 괜찮다고, 어디를 가도 나는 항상 네 옆에 있겠다며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 그것은 선우정아가 우리에게 전하는 위안임과 동시에 선우정아의 목소리를 빌어 전달될 소중한 누군가의 사랑이다.
오래 전부터 나는 항상 도망 다니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전공에서 도망쳐 자주 휴학했고, 늘 어디론가 떠났다. 새로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내가 망쳐버린 것들에서 도망쳐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분명 있었다. 괴로움에 도망치고, 도망친 곳에서 또 도망치길 반복하며 돌아갈 수 없는 깊은 웅덩이를 뒤편에 잔뜩 남겨둔 것 같았다.
그래서 ‘도망가자’라는 노래를 들었을 때, 나는 첫 소절부터 무너졌다. 나의 도망은 늘 혼자였으니까, 도망친 곳으로 돌아가지 못할 부끄러움 가득한 것이었으니까. 도망쳤어, 도망간다도 아닌 도망가자. 그건 누군가에게 함께 가자고 건네는 말이었다. 모든 계산과 걱정을 밀어놓고 일단 함께 도망가자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해야 가능한 일일까.
음악을 틀어놓고 노랫말에 맞춰 페이지를 넘겼다. 선우정아의 목소리, 가사, 곽수진의 그림으로 나의 도망을 위로한다.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사랑을 하는 이들을 떠올린다. 소중한 이를 나보다 더 귀히 여기는 마음은 얼마나 용기 있고 아름다운가.
https://www.youtube.com/watch?v=xqTwKxId6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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